"내가 가능한 한 눈을 아래로 내리깔아 바라보았더니 그것은 키가 불과 15센티미터 정도인 사람이었다. 그는 양손에 활과 화살을 들었고, 등에는 화살통을 메고 있었다."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 현대지성 | 2019년 09월
책 소개
풍자문학의 대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걸리버의 환상적인 모험담을 통해 당대의 정치사회와 인간 문명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스위프트는 “이 작품의 의도는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화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걸리버 여행기』는 1726년 출판되었을 때부터 엄청난 인기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으며, 신랄한 묘사로 인해 내용이 삭제되거나 금서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19세기 초 『걸리버 여행기』는 원작의 거친 표현과 풍자 등을 삭제하고 아동문학으로 발행되었는데, 이런 판본들이 지금까지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다. 그러나 아동용 『걸리버 여행기』를 접한 사람은 원전의 풍자를 이해할 수 없다. 현대지성 클래식의 『걸리버 여행기』는 완역본으로 풍자문학의 진수를 느낄 수 있으며, 일러스트의 대가 아서 래컴의 삽화로 재미를 더했다. 또 꼼꼼한 해제를 수록해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출처 알라딘
글의 특징
내가 인간(야후)을, 특히 소설가를 가끔 경외하는 이유는 이 생명체는 자신의 창의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소인국, 대인국, 하늘 섬, 말의 나라까지,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세세한 디테일에 신경쓰며 글을 이어가는 소설가들은 정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전하는 내용
나는 동화와 잭 블랙 주연의 걸리버 여행기 영화를 경험했으므로 걸리버 여행기를 안다고 생각했다. 물론 착각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소인국과 거인국 이야기뿐만 아니라 하늘 섬과 말의 나라까지 정말 장황하고 또 세부적인 디테일에 나는 순식간에 매료되었다.
그중에서도 말의 나라, 후이늠 국 이야기가 인상에 남는다. 이는 총 4부에서 다뤄지는 여행기로 주인공인 걸리버가 말이 유일한 이성을 가진 지성체이고, 인간이 혐오스러운 동물인 야후인 섬에 불시착하면서 시작된다. 이 여행기에서 걸리버는 오랜 시간동안 후이늠 국에 있으면서 말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게 되었고 동시에 인간에 대한 혐오감을 키워 갔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에 대한 비판이 적나라한 표현으로 계속해서 소개된다.
이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 영국은 주민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의 세 배를 생산합니다. 곡식에서 추출하거나 특정 나무의 열매를 짜서 만든 훌륭한 술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다른 편리한 물건도 전부 그 정도로 생산됩니다. 하지만 수컷 야후의 사치와 방종, 암컷 야후의 허영을 채우고자 우리는 다른 나라로 필수품을 대부분 수출하고 그 대신 질병, 바보짓, 악덕을 우리 사이에 퍼뜨리는 물건을 받아옵니다. 따라서 영국인 대다수는 필연적으로 구걸, 강탈, 절도, 사기, 뚜쟁이질, 위증, 아첨, 매수, 위조, 노름, 거짓말, 아양, 위협, 투표권 매매, 매문, 점술, 독살, 매춘, 위선, 명예 훼손, 자유사상 등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도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이다 보니 현대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게이에 대한 혐오 등)도 있지만, 그 시대 대영제국의 시민으로서 그는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영국과 세계를 신랄하게 깐 것 같다. 한마디로 부잣집 도련님 치고 꽤나 소시민적인 시각까지 잘 반영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풍자는 기득권층을 뚜드려 패는 역할도 하지만, 우리 자신을 성찰하게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조지 오웰이 좋아하나보다.

책속에서
"야후들은 자연이 창조한 동물 중 가장 추악하고, 해가 되고, 기형적인 동물이라, 반항적이고, 가르치기 힘들고, 해롭고, 악의적입니다. 그들은 계속 지켜보지 않으면 몰래 우리가 키우는 소의 젖을 빨고, 고양이를 죽여 게걸스럽게 먹으며, 귀리와 풀을 짓밟습니다. 그 외에 저지르는 온갖 방종한 짓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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